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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속 영웅 - 쥐와 비둘기의 진화 생존 전략

by 애니멀로그 2025. 5. 19.

도시에서 가장 자주 마주치는 동물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싫어하는 쥐와 지나치게 익숙해진

비둘기가 떠오를 것입니다. 이 두 동물은 때때로 ‘도시의 해충’ 또는 ‘불청객’으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인간이 만들어낸 도시라는 인공 생태계에서 살아남은 진화의 챔피언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쥐와 비둘기가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며 진화했는지, 그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생존 전략과 도시 생태계에서의 역할

그리고 인간과 이들 동물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도시 속 영웅 - 쥐와 비둘기의 진화 생존 전략
도시 속 영웅 - 쥐와 비둘기의 진화 생존 전략

1. 도시가 만든 생존왕 – 쥐의 전략은 진화의 결정체

 

쥐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대도시에 존재하는 대표적인 도시 야생동물입니다.
우리가 흔히 ‘집쥐’, ‘시궁쥐’라 부르는 이들은 인간의 생활 방식에 철저히 적응해
사람보다 사람을 더 잘 아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쥐는 어떻게 도시를 정복했을까?

 

쥐는 원래 숲, 초원, 강가 같은 자연 환경에 서식하던 동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농경과 도시화가 시작되면서
음식물 쓰레기, 은신처, 온도 조절이 가능한 공간이 넘쳐나는 도시는
쥐에게는 그야말로 ‘에덴 동산’이 되었습니다.

  • 뛰어난 후각과 청각으로 음식물 위치를 정확히 파악
  • 작은 틈을 통과할 수 있는 유연한 골격
  • 빠른 번식력: 한 마리가 1년에 수백 마리까지 확장 가능
  • 신중한 학습 능력: 쥐는 독극물과 함정에 한 번 노출되면 학습하여 피함

이러한 능력들은 자연 환경에서는 과도한 생존능력처럼 보이지만,
도시 환경에서는 오히려 최적화된 진화 전략으로 작동합니다.

 

쥐는 기억력이 좋다

 

최근 연구에서는 쥐가 미로를 기억하는 능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감정 상태, 보상 유무, 위험 유무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뇌 기능도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도시 쥐는 사람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거나 자동문, 엘리베이터 같은 구조를 이해하는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습니다.

 

2. 비둘기, 하늘에서 내려온 도시의 시민

 

쥐가 땅에서 도시를 점령했다면, 비둘기는 하늘에서 도시를 정복했습니다.
흔히 '도심의 비둘기'라고 부르는 이들은 원래 절벽에 둥지를 틀던 바위비둘기(Rock Dove)에서 유래한 야생조입니다.

 

왜 비둘기는 도시를 선택했을까?

 

도시의 고층건물, 에어컨 실외기, 교량 구조물 등은
절벽 지형과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비둘기에게는 최적의 서식지입니다.

  •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음: 도시에서 진화한 비둘기는 인간과의 거리를 좁힘
  • 길거리 음식, 사료, 쓰레기 등에서 식량 확보 가능
  • 기후 조절이 가능한 도심의 온도 환경 덕분에 겨울에도 생존률이 높음
  • 강한 귀소 본능으로 특정 지역을 벗어나지 않음 (지역화된 군집 형성)

비둘기는 특히 기억력과 공간 인식 능력이 뛰어난 동물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인간 얼굴을 기억하고 구별할 수 있으며,
지도 없이 수백 km 떨어진 고향으로 돌아오는 능력도 있습니다.

 

사람과 비둘기의 공생 역사

 

비둘기는 과거 우편 전달용, 사육용, 종교 의식용으로 길들여졌던 동물입니다.
인간은 수천 년 전부터 비둘기를 먹이거나 훈련해 왔고,
그런 역사가 쌓여 현재의 ‘사람 친화적 비둘기’가 등장한 것입니다.

따라서 비둘기는 야생동물이라기보다는 도시화된 가축의 후손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3. 해충인가? 공존인가? – 도시 생태계 속 쥐와 비둘기의 재해석

 

쥐와 비둘기는 도시의 대표적인 ‘비호감 동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생존 전략과 도시에 끼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보면,
단순히 해충으로 치부하기에는 과학적, 생태학적 가치가 분명 존재합니다.

 

해충으로만 보기 어려운 이유

 

  • 쓰레기 정리 기능: 쥐와 비둘기는 음식물 쓰레기와 유기물을 빠르게 소비하여
    일종의 ‘청소부’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 도시 생태계의 먹이사슬 유지: 쥐는 고양이, 맹금류, 뱀의 먹잇감이며
    비둘기는 참매, 황조롱이 등의 도심 맹금류의 먹이로 기능합니다.
  • 연구 모델로서의 가치: 쥐는 수의학, 신경과학, 유전자 실험에서 핵심 동물이며
    비둘기는 인지과학과 동물행동학에서 빈번하게 활용됩니다.

물론 이들이 지나치게 개체 수가 증가할 경우
위생 문제나 감염병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와 도시 설계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 먹이 주기 자제: 비둘기나 쥐에게 무분별한 먹이를 제공하는 것은 개체 수 증가의 주원인입니다.
  • 쓰레기 관리 강화: 특히 음식물 쓰레기의 밀폐 처리가 중요합니다.
  • 공존을 고려한 도시 계획: 건축 구조물 설계 시 동물의 유입 가능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쥐와 비둘기, 도시가 낳은 또 다른 시민

 

도시 속 쥐와 비둘기를 보면 우리는 종종 불쾌하거나 무심히 지나치곤 합니다. 그러나 이들은 인간이 만든 환경에 가장 

빠르게 적응한 생존의 전문가이며, 인간과 공존해온 오랜 역사를 지닌 동물들입니다.

쥐와 비둘기의 존재는 도시 생태계의 복잡성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우리 삶의 방식이 주변 생명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되돌아보게 합니다. 지금 우리가 무시하고 있는 작은 생명 하나도 사실은 수천만 년의 진화와 도시화의 상징일 수 있습니다.